[姜부총리 취임 한달]『정책 일관성 없다』시련

  • 입력 1997년 4월 5일 20시 21분


지난3일 오전11시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 『한국정부가 최근 부실 금융기관은 도산할 수 있다는 쪽으로 금융정책을 정했다고 알려졌는데 부총리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금융산업이 망할 수 있다는 것은 원리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금융산업은 여타 산업과 다른 점이 많습니다. 은행의 도산을 그대로 방치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입니다』 6일로 취임 한달을 맞은 姜慶植(강경식)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 「정부의 시장개입」 의지를 시사한 장면이다. 그러나 강부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기업 도산에 일일이 개입하지 않겠다』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지더라도 인위적인 부양책은 쓰지않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사회간접자본이나 농어촌구조개선사업을 일부 늦출 수도 있다』는 등으로 「시장자율과 거시안정」 정책을 강조해 왔다. 요컨대 강부총리는 정부개입에 반대하는 시장주의자로서의 원칙론과 은행까지 도산할 지경에 이르면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론 사이의 「노선갈등」을 스스로 체험하고 있는 것같다. 그런 가운데서도 강부총리는 「역시 일을 벌이는 스타일」임을 입증하고 있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개혁중의 개혁으로 자랑해온 금융실명제에 보완의 칼을 댔다. 벤처기업 지원, 재정지출 2조원 감축,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조기확대 등도 그가 벌인 일들. 『정권에는 임기가 있어도 경제엔 임기가 없다』는 말은 강경식 어록에 추가할 만하다. 그러나 그의 경제정책에 대해 『총론은 그럴듯한데 각론에서 제대로 뒷감당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들린다. 산업구조조정을 주창하고 있지만 구체적 액션플랜이 제시되지 않고 있으며 당면한 경상수지적자 축소와 물가안정을 위한 방안도 현실감있게 와닿지 않는다는 얘기들이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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