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대이래 최근까지 경제성장의 중심축을 이뤄왔던 5개년계획 방식의 「정부주도형 계획경제시대」가 막을 내린다.
대신 민간기업이 경제성장의 중심축을 이루고 정부는 경제환경 조성 등 간접기능을 충실히 하는 「자율경제시대」가 열리게 될 전망이다. 재정경제원은 10일 연도별 경제지표 달성 방식을 버리고 중장기 과제의 지속적인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경제운영방식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경제운용의 틀은 단기과제에 있어서는 경제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하되 시장기능을 활성화하는 중장기과제는 기간의 제한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골격.
이에 따라 과거처럼 연도별로 구체적인 경제지표와 목표를 제시한 뒤 이를 달성하는 경제계획안은 짜지 않겠다는 게 재경원의 입장이다.
재경원은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시급한 중장기과제로 「구조조정」을 꼽고 이를 달성하는데 행정 역량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구조조정의 방향은 경쟁촉진을 활성화하는 시장경제의 틀을 마련하고 벤처기업 등 새로운 기업의 창업 및 육성의 지원에 맞춰져 있다.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것은 전제조건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개방화 자율화가 정착되는 마당에 93년 시작된 신경제 5개년계획과 같은 연도별 목표달성방식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며 『구조조정 계획안도 특정 기간에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를 시한없이 추진하는데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경제 5개년계획은 이미 폐기처분된 상태이며 더이상 경제운영의 중심축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신경제계획 마지막해인 올해의 경우 신경제는 성장률 7%와 물가상승률 3%, 경상수지흑자 65억달러를 제시했지만 달성가능한 목표는 하나도 없다는 게 재경원의 전망이다. 신경제계획이 또 경제개혁보다는 사회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경제운영의 축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재경원은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는 작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맡기고 정부는 구조조정과 같은 경제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柳潤河(유윤하)KDI연구위원은 『정부의 역할은 바람직한 경제환경을 조성하는데 있다』며 『정부가 세세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챙기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말했다.
유위원은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해 모든 시장에서 경쟁제한적 요소를 폐기하고 경쟁촉진적 상황을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