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자의 4배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굴려드릴테니 나한테 돈을 맡기세요』 서울 남대문의 소규모 사채중개업자 P씨의 「유혹」에 호주머니가 얇아진 요즘 직장인들이 솔깃해 한다.
서울 을지로 S사채중개업소에는 『5백만∼1천만원 정도를 맡기려는데 운용해줄 수 있겠느냐』는 샐러리맨과 공무원들의 문의전화가 하루평균 10여통 걸려온다. 직장인이 사채시장의 소액 전주(錢主)로 나서고 있는 것.
P씨는 『직장인들이 맡긴 푼돈은 다시 직장인들을 상대로 한 소액 급전대출로 많이 사용된다』면서 『월 5∼6% 이자를 받아 일부를 중개료로 떼고 나머지 4% 가량을 선이자로 전주에게 준다』고 귀띔했다.
월이자 4%면 연간 11% 안팎인 은행이자의 4배를 넘는 건 사실. 1천만원을 굴리면 한달에 40만원, 연간 4백80만원의 세금 걱정없는 이자수입이 생긴다.
이처럼 높은 이자에 이끌려 사채시장을 기웃거리는 「직장인 전주」가 늘고 있지만 원금까지 떼일 걱정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적지않다.
규모는 작아졌지만 사채시장은 여전하다. 우리 금융수준에 걸맞게….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