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한적십자사의 북한 식량난돕기 지원방식에 대해 사회단체들이 이견을 제시해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가 사회단체들로부터 받은 성금으로 북한에 식량을 보낼 때 중국 연변 등 가격이 싼 곳에서 식량을 사지 않고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에서 구입하고 있기 때문.
대한적십자사는 95년11월 이후 현재까지 개인 및 80여개 단체로부터 접수한 30여억원으로 국내에서 곡물을 구입, 14차례에 걸쳐 인천항에서 남포항으로 보냈다. 이제까지 북한에 전달된 식량은 밀가루 2천9백여t과 전지분유 90여t, 라면 10만개 등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연변의 곡물가격은 국내보다 몇배나 싼데다 운송비도 훨씬 적게 든다』며 『같은 돈으로 훨씬 더 많은 북한동포를 구할 수 있는 길을 정부와 적십자사가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적십자사측은 이에 대해 『연변산보다 국내곡물의 품질이 훨씬 우수할 뿐더러 연변에서 북한으로의 수송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국내식량을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원 관계자는 『정부도 보다 많은 북한동포를 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지 시장조사와 계약 수송비용 등을 감안하면 총비용은 크게 차이나지 않으며 국민경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28개 사회 종교단체가 식량보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옥수수의 경우 국내가격은 t당 80만원 안팎인데 비해 연변가격은 운송비를 포함해도 12만5천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까지 적십자사가 접수한 30억원은 연변에서 2만4천t의 옥수수를 구입할 수 있는 금액으로 1백70만명이 1개월간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이를 국내 옥수수가격으로 계산하면 28만명의 1개월 분량인 4천t밖에 구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대한적십자사로 창구를 단일화한 정부방침을 어기고 직접 연변곡물을 사보내거나 국제기구를 통해 값싼 외국산 곡물을 보내는 사회단체들이 적지않은 실정이다.
〈윤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