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과잉인력」 고민』 22%

  • 입력 1997년 4월 15일 20시 00분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A사는 최근 「무보직 관리자」가 급증해 고민에 빠져 있다. 부장과 과장 숫자는 매년 늘어난 반면 조직 확대율은 급격하게 떨어진 것. 부과장은 지난 10년 사이 연간 평균 8% 늘어났다. 그러나 조직 증가율은 4%대에 그쳐 보직이 없는 중간관리자가 양산됐다. 덩달아 인사적체도 심화하고 있다. 회사측은 결국 명예퇴직제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그 결과 명퇴자 숫자는 지난 91년 10명에서 작년엔 2백여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올해는 더욱 늘릴 계획이다. 대기업인 B그룹의 경우도 보직률이 매년 낮아지는 추세. 보직을 맡은 부과장이 87년 50.5%에서 지난해 말엔 28%선으로 떨어졌다. 중간관리층이 증가하면서 인적 구성도 피라미드형에서 종형으로 바뀌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1백인 이상 사업체 2백33곳을 대상으로 「유휴인력과 명예퇴직제에 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 A사와 B사처럼 과잉인력으로 고민하고 있는 기업이 22.1%나 됐다. 「인력 구성이 적정하다」는 응답은 55.4%. 특히 종업원 3백명 미만의 중소기업(16.8%)보다는 1천명 이상의 대기업(37.5%)이 「유휴인력 체감도」가 더 높았다. 또 제조업(18.3%)보다는 비제조업(32.3)이 높았다. 「얼마나 줄여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유휴인력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들의 80% 이상이 「5∼15%」라고 답변했다. 인력감축 대상으로는 대리급 이상 사무직이 60.6%로 생산직(24.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지목했다. 명퇴를 이미 도입한 기업은 전체 응답자의 18%. 명퇴자 숫자도 95년 평균 50.4명에서 96년 1백73.7명으로 1년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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