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식 중고차를 노려라」. 불황의 여파로 97년식 새차들이 대거 중고차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소비자들은 잘만 고르면 새차를 중고차값에 구입할 호기를 맞았다.
16일 서울시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 서울지역 중고차시장에서 거래된 97년식 차량수는 모두 1백71대이며 4월중순까지 흘러들어온 차량은 3백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대수 13대(96년식 차량)에 비하면 대단한 규모다. 경기불황 등으로 급전을 구하기 위해 새차를 중고차시장에 내다파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라고 조합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고차시장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이 할당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비로 구입한 뒤 시장에 되파는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97년식 차량은 중고차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일차적으로 가격이 떨어진다. 또 실제 구입시 중고차로 분류되어 특별소비세 부가가치세 등이 면제되기 때문에 실구입비용은 새차에 비해 더 큰 차이를 보인다. 장한평시장 관계자는 『97년식 차량은 대부분 임시번호판도 떼지않은 상태에서 유입되는데다 가격도 새차보다 1백만원 정도 싸기 때문에 나오기 바쁘게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의 아반떼 1800DLX가 7백만원, 쏘나타Ⅲ 2000GLS가 1천만원, 기아의 세피아 1500GLXi가 6백80만원으로 훨씬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96년식 중고차를 사는 것도 알뜰 구입요령이다. 가격이 새차보다 10∼38%까지 싸기 때문이다.
기아의 프라이드베타의 경우 97년형 신차는 차값 5백45만원에 각종 세금 84만원을 합치면 실제 구입가격은 6백29만원. 반면 1년이 지난 96년식 중고 프라이드 베타는 세금까지 합해 4백45만원 가량이면 구입할 수 있다. 무려 1백84만원의 차이다.
중대형 차량은 더욱 심해 현대자동차 97년형 그랜저 2.0익스큐티브오토의 경우 7백41만원까지 가격차가 난다.
〈박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