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제품을 개발해봐야 뭣하나. 판매할 매장도 없고 소비자들은 대기업 제품만 찾으니…」.
이렇게 「갈 곳 없는」 중소기업제품을 위한 「백화점」이 생겼다. 동양산업체인(사장 崔世圭·최세규·37)은 지난달 초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사옥에 중소기업제품 상설전시판매장을 열었다. 민간차원의 중기제품 전문 전시장은 국내 처음.
3개층인 사옥의 2개층에 90평 규모로 마련한 전시장에는 1천여종 이상의 품목이 진열돼 고객을 기다린다. 주방 가전 팬시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들은 모두 전국 2백여 중소기업이 만든 것이다.
이곳에 물건을 내놓은 제조업체 가운데는 종업원이 3명에 불과해 중소기업이라고 부르기조차 곤란한 곳도 있다.
『그렇지만 품질은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스스로를 중소기업의 「손과 발」로 자처하는 최사장의 자신감 넘치는 얘기.
제품 전시를 원하는 중소기업은 일단 이곳에 제품 견본을 보내면 된다.
최사장은 이를 전시장에 진열하고 주요 거래처인 전국 2백여 판매업체에도 추천한다. 판매가 되면 공장도가의 5%를 받는다. 유통중개 수수료로는 상당히 저렴한 편.
상품성이 뛰어난 제품은 아예 동양측이 구입해서 팔기도 한다. 대금지불은 철저히 현금결제. 그래서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 사이에 소문이 퍼져 「납품」 신청이 쇄도한다. 이같은 호응에 따라 3층의 사장실과 회의실을 전시장으로 변경하는 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세일즈맨 출신인 최사장과 중소기업과의 인연은 깊다. 이번에 전시장을 열기 전에도 8년간 중소기업제품 유통업을 해왔다. 이 점에서 전시장 개설은 일종의 「사업확장」인 셈.
중기제품에 대한 품평회를 갖는 것을 포함해 우수한 중기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 사업가로서의 포부도 크다.
『월마트 같은 세계적 유통회사로 키울 겁니다. 물론 중기제품만 취급한다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동양산업체인 전시장 개장시간은 오전 9시∼오후 7시반. 02―927―3245∼9
〈이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