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 사내방송 인기…무궁화위성 이용 전국 동시방송

  • 입력 1997년 4월 28일 08시 14분


『동부가족 여러분들의 생생한 소리를 전해드리는…』 매주 화요일 오전 8시반. 출근 직후 졸린 사무실에 활기를 불어넣는 金志原(김지원·24·여)앵커의 앳된 목소리가 흐른다. 동부화재의 전국 86개 지점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교육장에 설치된 대형 TV모니터로 향한다. 각종 사내행사 상품소식 해외보험소식 등등. 15분간 김앵커의 뉴스마당이 본사 방송센터에서 전파를 타면 5분간의 지점광고와 「새로미의 서비스교육」이 뒤를 잇는다.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동시방송이다. 『사장님을 사진으로만 보던 지점 여직원들의 호응이 가장 큽니다』(吳吉泳·오길영 동부방송팀장) 지난해 9월 정식으로 송출을 시작한 동부화재의 위성방송이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윗분」들의 파격(破格)이 주효했다. 金宅起(김택기)사장이 잠바차림으로 강연을 할 때 잠바 앞부분에 러닝셔츠가 삐죽 빠져나와 보이기도 했던 것. 몇주일씩 벌였던 신상품교육 등도 전파에 밀려 이젠 사사(社史)의 한 페이지로 밀려났다. 방송교육중 조는 직원도 없다. 방송팀은 모두 8명. PD 한명만 자체조달했을 뿐 모두 스카우트했지만 이들 역시 초보자와 마찬가지. 담당임원이 30여평 남짓한 스튜디오 구석에서 새우잠을 자며 독려한 끝에 겨우 첫 전파를 쏠 수 있었다. 앵커 앞에 음료수병을 놓아두고 카메라를 돌리는 등의 실수는 더이상 하지 않는다. 18대 1의 경쟁을 뚫고 지난 2월 입사한 김앵커는 방송아카데미 아나운서 과정 출신. 취재도 담당한다는 사실이 회사내에 알려지면서 요즘엔 『지점 기사좀 내달라』는 청탁전화가 1주일에 5,6통씩 걸려온다. 그중엔 『통화를 더 오래 할 수 없느냐』는 구애성 전화도 적잖다. 『카메라 앞에 서기 위해 몇시간씩 머리와 옷매무새를 다듬는다는 걸 동부가족들은 잘 모를 거예요』 김앵커는 1주일을 바쳐 「15분」을 만들어내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보람」의 의미를 느끼게 됐단다. 〈박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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