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그룹은 30일 그룹사업구조 조정계획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사업부문과의 관련성을 극구 부인했다. 지난 연말 누적적자가 5천억원대를 넘어선 쌍용자동차의 지원사업에 관해 그룹측은 『그룹종합조정실을 중심으로 예정대로 추진되며 이번 사업구조 조정은 그룹차원의 통합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한다. 실제로 구조조정계획에는 쌍용자동차는 물론 계열사의 자금조달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쌍용그룹은 그동안 『자동차사업본부의 축소와 자본금증액, 도곡동사옥 매각 등으로 무난히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한보사태의 여파로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지고 국내 자동차경기의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쌍용자동차의 자구노력이 현실감있게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도 사실. 따라서 이번 구조조정계획은 자동차부문의 부담이 전 그룹에 파급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해소하기 위한 예방조처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번 구조조정계획은 유사업무를 다루는 회사들을 합병함으로써 생산비용 절감 등 통합(시너지)효과를 향상시키는 데 일차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쌍용정공과 쌍용중공업의 합병은 자동차부품 개발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그룹차원의 자동차부문 육성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구조조정안은 金錫俊(김석준)그룹회장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김회장은 작년말 계열사 사장단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도록 주문했으나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위기감만 고조되자 그룹차원의 정리방안을 먼저 보여주기로 했다는 것. 그런만큼 자동차 등 계열사 구조조정 작업도 상반기중 잇따라 나올 것으로 그룹관계자들은 보고있다.
〈박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