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평균적인 건설업체 대표의 24시. 충남 천안의 지역건설업체 ㈜삼산종합 李炳周(이병주·48)회장을 따라가본다. 오전 7시. 직원들이 한사람도 출근하지 않은 시간이지만 허름한 작업복 차림의 이회장은 벌써 공사현장 한두곳을 들른 뒤 사무실에서 일과를 시작했다.
『지난 76년 아버님에게 5천만원을 빌려 20평짜리 사무실을 얻어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일에 미쳐야 한다는 각오로 일관했습니다. 그래서 눈뜰 때부터 일로 삽니다』
이제 6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군의 회장이 됐지만 느긋할 수가 없다.
△오전 6시〓기상 △6시30분∼7시〓공사현장점검 △7∼8시〓전날보고사항점검 △8∼9시〓업무결재 △9∼12시〓공사현장점검 △12∼오후 2시〓손님과 점심 △2∼6시〓아산공장 및 장거리 현장 점검 △6∼7시〓당일 결제 △7∼11시〓손님과 저녁 △11시30분 귀가. 1년 내내 거의 변하지 않는 일정표다.
『이 정도 노력하지 않으면 공사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내세울 게 없을 것 같아요』 이회장은 85년에야 본격적인 토목건설사업에 뛰어들었다. 자기능력에 맞게 일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부실과 대형 건설사고로 이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고속도로 관련사업만 10년 정도 하다보니 도로 확포장이나 육교 지하도 설치공사도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삼산종합」이라는 상호로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이회장은 「왕소금」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절약하고 아껴쓰는 걸 지겨울 정도로 강조하기 때문.
그는 20년전에 자신이 직접 지은 대지 1백30평, 건평 33평의 2층짜리 단독주택에서 아직도 산다. 골프도 안한다. 『접대를 하기 위해서라도 골프를 배우라는 얘길 듣곤 하지만 아직 그럴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대신 건강을 위해서 등산을 합니다. 산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회사이름에 「산(山)」자를 넣었습니다』
내 탓으로 돌릴줄 아는 「책임의식」과 작품을 만든다는 자세로 공사를 하는 「장인의식」. 그가 밝힌 경영철학이다.
〈황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