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혁명을 수출하라」.
우리나라가 지난해 4월 세계최초로 CDMA상용서비스를 개시하면서 해외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이 국내서비스 1년만에 1백4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동안 전세계적으로 CDMA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동남아 중남미 각국이 잇달아 CDMA를 디지털 통신규격으로 채택했다.
독자방식을 고집하던 일본도 디지털통신혁명의 대세에 두손을 들고 CDMA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CDMA의 선봉에 섰던 국내업체들은 해외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미국 모토롤라사와 격전끝에 중국 상해(上海)지역의 이동전화 시범사업권을 획득, 선진국 정보통신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북경(北京)지역의 미국 모토롤라사, 화남 광주(廣州)지역의 미국 루슨트테크놀러지사, 내륙 서안(西安)지역의 캐나다 노던텔레콤사 등과 함께 중국 CDMA시장을 분할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이바노보주에 2백만달러 상당의 CDMA장비와 단말기를 수출하면서 국내업체 중 최초로 CDMA수출을 기록했다. 이밖에 독일 지멘스사와 손잡고 아날로그이동전화의 아성인 유럽지역에도 진출을 꾀하고 있다.
동남아시장은 그동안 우리 업체들이 활발하게 각종 통신사업을 벌여온 지역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태국의 이동통신사업자인 WCS사에 20%의 지분(1억5천만달러)을 출자했다고 밝히고 태국에서 본격적으로 CDMA사업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2000년 이동전화가입자가 5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태국시장을 교두보로 동남아시장에 CDMA를 수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SK텔레콤과 LG정보통신은 최근 동남아각국에서 CDMA기술세미나를 연달아 개최하며 CDMA의 장점을 이 지역에 전파하고 있다.
지구의 반대편 중남미시장도 CDMA수출에 예외일 수 없다. 특히 4년 안에 1천만명의 가입자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브라질은 세계통신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나라다.
광대한 국토를 10개 지역으로 나눠 진행되는 브라질의 이동통신사업에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연합군을 편성해 세계굴지의 통신업체들과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 양사는 브라질 알가그룹과 함께 리우데자네이루 등 4개지역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
LG정보통신은 지난해 미국 넥스트웨이브사와 미화 2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CDMA방식의 PCS장비를 공급키로 계약, 이 기술의 본토인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교환기와 광케이블사업으로 기반을 다진 베트남시장에 CDMA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다.
현대전자는 올해를 CDMA수출의 원년으로 정하고 미국에 PCS시스템공급을 추진하는 등 핵심반도체 기술개발과 해외마케팅에 총력을 쏟고 있다.
〈김홍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