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마케팅]조용하게…쾌적하게… 저소음 마케팅

  • 입력 1997년 5월 19일 08시 08분


「쉿!」. 각종 소음에 포위돼 있는 현대인들에게 침묵은 곧 휴식이자 쾌적한 생활환경을 위한 기본조건. 이에 착안, 요즘 업계에서는 소리를 마케팅 소재로 삼는 「저소음 마케팅」이 유행이다. 주로 자동차와 청소기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업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저소음 마케팅은 최근 맥주광고에까지 이용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최근 중형차 레간자를 내놓으면서 조용하고 쾌적한 차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소리」를 광고 컨셉트로 삼았다. 본래 대우측은 광고 자체에 소리를 아예 없애려고 했으나 「방송사고」로 오인될 수 있다는 방송국측 지적에 따라 볼륨을 높이는 소리, 개구리 소리 등 일부만 살렸다는 후문이다. 최근 수도권지역 맥주판매고에서 1위를 기록, OB자존심을 되찾아주고 있는 OB라거 광고 역시 광고 뒷부분에 영화배우 박중훈이 「OB라거」라고 갑자기 소리를 죽여 속삭이는듯한 대사가 주목을 끄는데 주효했다는 평이다. 저소음 제품개발도 활발하다. 기아자동차는 크레도스 등 고급승용차에 엔진소음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는 마그네슘 헤드커버를 적용했다. LG전자는 기존제품에 비해 소음을 절반으로 줄인 청소기 「쉿」을 시판하고 있다. TV를 보면서도 청소기를 돌릴 수 있을 만큼 조용하다는 게 LG전자의 설명. 이 회사는 창원공장 생활 시스템 연구소에 아예 「소음 진동팀」을 두고 청소기뿐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주요 가전제품에 이같은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체감소음 분석기술」을 도입,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소음(체감소음)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신제품을 개발중이다. 특히 드럼식 세탁기와 수입품 냉장고에 대항하는 고급형 상품에 대해서 「저소음」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대우전자는 청소기에 주파수 분석을 거친 흡음기를 갖추거나 냉장고에서 나오는 고주파 소음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 사람 귀에 거슬리는 소음을 없애는 방안을 실용화하고 있다. 또 냉장고 개발팀내에도 따로 소음파트를 두는 등 저소음 제품개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한편 환경부는 건설장비에만 적용하고 있는 「소음표시권고제」를 세탁기와 청소기 등 가전제품에도 적용,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어서 업계의 저소음기술개발에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허문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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