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콤 ▼
불황기일수록 광고는 직설적으로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비용을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제품을 설명하자면 「할 말」만 간단명료하게 해야 하기 때문. 데이콤 시외전화 082편이 보내는 메시지도 매우 강렬하다.
아내가 없는 집에 혼자 있는 남편(유동근 분). 시외전화를 거는데 지역번호만 누르고 10% 싼 082 누르는 것을 깜빡한다. 다시 누르자니 귀찮고…. 『에이 082 한번 안누른다고 하늘이 무너지기야 하겠어』
그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지붕이 무너지고 집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혼쭐이 난 유동근. 『082 안누르면 아내 가슴이 무너집니다』
이렇게 제품의 질이나 속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것을 「이성광고」라고 부른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은연중에」 제품을 선전하는 감성광고 대신 이런 이성광고가 많아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이명재 기자〉
▼ 크라운 하임 ▼
과자류 광고는 톡톡 튀는 발랄함과 재치를 주무기로 한다. 감각적인 음악과 대사로 「먹고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일반적.
그런데 크라운제과의 「크라운 하임」 TV광고는 감각이 아닌 「감성」에 호소해 오히려 눈길을 붙든다. 먼저 제과광고에서 금기시해온 공간인 병원이 배경인 것부터 이채롭다.
수술을 받느라 머리카락을 모두 자른 여학생은 거울을 보고는 상심에 빠져 있다. 이때 꽃다발을 들고 병문안 온 친구. 그런데 놀랍게도 그 친구 역시 「빡빡 머리」가 아닌가. 친구의 부끄러움을 덜어주려는 배려였다.
진한 우정을 확인한 두 소녀의 애틋한 표정 위로 흐르는 훈훈한 카피. 「마음만 있다면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광고는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가 소재. 머리를 깎고 퇴원한 친구를 한반 친구들이 모두 머리를 깎아 위로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