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교포와 한국과 일본의 폭력조직까지 관련된 대규모 남미산 코카인 밀반입사건은 지금까지 적발된 코카인 관련 사건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규모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지금까지 코카인 밀매는 남미인이나 유학생들이 입국하면서 「용돈」을 벌기 위해 10g미만의 소량을 신발밑창 등에 숨겨 들여오는 정도가 일반적이었다.
주범인 페루교포 金光五(김광오)씨는 동업자인 金鍾成(김종성)씨와 2만달러(약 1천6백만원)를 공동투자해 독자적으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약전문가들은 밀수규모나 수법으로 미루어 세계적으로 악명높은 남미 국제코카인 밀매조직의 「작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밀반입한 10㎏을 페루에서 구입할 경우 현지도매가격으로도 미화 30만달러(약 2억4천만원)에 이르는 거액』이라면서 『이 정도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코카인 밀매조직과 확실한 선이 닿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 등은 일본의 폭력조직인 야쿠자와도 실제로 접촉, 코카인 「수출상담」을 벌이는 한편 서울 역삼동 일대를 주무대로 하는 폭력조직과 연계해 판매거점을 마련하려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직은 남미에서 일본으로 코카인을 공급하는 중간기착지에 불과하지만 언제라도 그 위치가 중간기착지에서 최종소비지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수형·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