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經植(이경식)한국은행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47주년 기념사를 통해 한은에서 은행감독기능을 완전히 분리하자는 재정경제원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이총재는 『한은이 은행의 경영건전성을 지도 감독하는 기능을 갖지 못하면 최종 대부자(貸付者)로서 금융위기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이 때문에 한은에서 은행감독기능을 완전히 분리하자는 주장은 옳지않다』고 덧붙였다.
이총재는 『은행의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행 경영에 대한 중앙은행의 지도 감독기능이 매우 중요하다』며 『건전경영지도 중심의 감독과 검사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특히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이와 함께 『최근 경제상황에서 고성장을 추구한다면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면서 『앞으로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통화정책기조를 굳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광암기자〉
▼ 엔가치 급변 국내제품은 …▼
최근 엔화가치가 급변함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내수출품목은 자동차 선박 통신기기 TV VTR 반도체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들 품목은 한국과 일본이 모두 수출을 많이 하기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심한 경합관계에 놓여있다는 것. 따라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약세를 보이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설명.
이에 비해 신발 섬유 의류 완구 등은 우리나라에서는 수출을 많이 하지만 일본에서는 거의 수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엔화가치가 바뀌어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기계 계측기기 광학기기 등은 반대로 일본에서만 수출을 많이 하고 있고 농산물 무기화학품 의약품 등은 두 나라 모두 수출보다 수입을 많이 하는 편이기 때문에 원―엔환율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