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출신 벤처기업 사장은 사업이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다?」.
국공립대나 국공립연구소 연구원들이 창업을 위해 휴직했다가 복직할 수 있도록 하는 스핀 오프(Spin Off)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연구원이 창업한 벤처기업이 탄생했다.
지난 10일 생산기술연구원의 柳濟仁(유제인·44)수석연구원과 姜漢基(강한기·31)연구원이 설립한 빙축열 냉방시스템 전문회사 ㈜EnE가 바로 그것.
연구원에서 빙축열 분야를 연구해오던 유씨는 자신이 개발한 빙축열 냉방시스템 기술로 창업을 추진, 강씨와 함께 ㈜EnE를 세웠다.
빙축열 냉방시스템은 전기요금이 평상시의 3분의 1정도인 심야시간에 얼음이나 냉수를 생산, 저장했다가 이를 낮시간의 냉방에 이용하는 설비로 현재 거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자본금 2억원으로 출범한 이 회사는 창업 이틀만에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로 지정받아 연간 10억원어치를 납품하기로 하는 등 화려한 출발을 했다.
생산기술연구원은 우수기술 보유자의 창업지원을 위해 사업실패시 복직을 허용하고 인사상의 불이익을 없앴다. 또 앞으로 5년간 10억원의 창업지원기금을 마련, 창업연구원에 신기술 사업화자금 1억2천만원 등 총1억7천만원까지 무이자로 융자해줄 계획이다.
〈이영이기자〉
▼ 스핀 오프란 ▼
원래 의미는 회사나 연구소 근무자가 특정분야의 기술을 갖고 이를 활용해 창업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연구인력의 창업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일정기간 휴직을 허용하고 본인이 희망할 경우 복직을 보장하는 등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를 뜻한다. 지금까지는 국공립대의 교수나 국공립연구소 연구원들은 영리사업을 할 수 없었고 민간연구소의 경우도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는 연구인력의 창업은 사실상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