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업자 넥스텔 사업부 李在俊(이재준·27)과장은 본래 컴퓨터와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다.
어릴때부터 기계만지는 것을 좋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카센터에서 정비일을 하며 언젠가 번듯한 카센터 운영하기를 소망했었다. 생활에 좀 여유가 생기면 가정형편 때문에 포기한 대학엘 가보겠다고 맘먹었다.
그러나 카센터 단골손님이었던 넥스텔 金聖顯(김성현)사장과의 인연이 그를 뜻하지않은 컴퓨터의 길로 이끌었다.
제대한 뒤 이곳저곳 직장을 기웃거리고 있던차에 평소 그를 눈여겨보고 있던 김사장 눈에 띄었다.
당초 국제 팩스서비스 회사에서 출발한 넥스텔에서 서비스요원으로 출발했던 그는 회사가 인터넷사업으로 방향을 바꾸자 갈등에 휩싸였다.
인터넷이라곤 금시초문인데다 새로 들어오는 신입사원들이 서울대 포항공대출신의 전문가들이어서 고졸학력의 인터넷 문맹이었던 그는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입사 1년이 지나 김사장을 찾아가 『퇴사하겠다』고 했다. 되돌아온 것은 『모르면 목숨내놓고 배울 생각을 하라』는 호통.
그때부터 그의 「목숨걸기」가 시작됐다. 간이침대를 회사에 갖다놓고 밥먹고 잠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을 컴퓨터와 씨름했다. 묻고 또 묻고 궁금증을 풀어줄 만한 사람이다 싶으면 나이어린 아르바이트학생도 붙잡고 배웠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지금 그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 올초 과장이 됐다. 16명의 부하직원들은 모두 쟁쟁한 대학 출신인데다 이중 절반이 이과장보다 나이가 많다.
「가방끈」도 짧고 나이도 어린데 과장으로서 잘 해낼까. 그는 『배운다는 자세로 성실히 임하려고 노력하니까 다행히 잘 받아주신다』고 멋쩍어했다. 자신에게 내재된 잠재력과 그 폭발성에 스스로 놀라고 있단다. 그렇지만 그는 「불사르겠다는 마음가짐」이 더 필요하다고 외친다.
〈허문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