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기아」/각계반응]금융계 자금압박 불보듯

  • 입력 1997년 7월 16일 08시 07분


▼ 자동차 및 부품업계 ▼ 그동안 삼성자동차가 주도하던 자동차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해 기아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다른 자동차업체로 인수합병되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아인수 의도를 내비쳤던 삼성자동차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기아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은 구조조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의 협력업체는 1차 2백65개, 2차 2천8백여개가 있으며 그룹 전체로는 5천여개나 된다. 1차 협력사들은 대부분 현대 대우 등 다른 완성차업체와도 거래하고 있어 치명타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에 대한 납품 비율이 80% 이상인 업체는 40∼50개 가량으로 부담이 클 듯. 2차 협력업체 가운데는 영세업체가 다수 포함돼 있어 연쇄 도산도 우려되고 있다. ▼ 금융계 ▼ 기아에 빌려준 9조4천여억원의 여신을 당분간 일절 회수하지 못하고 이자도 받을 수 없게돼 관련 금융기관이 상당한 자금압박을 받을 전망. 특히 한보 삼미 진로 대농 등의 부도나 부도유예협약 발효로 피해를 본 일부 소규모 금융기관들은 기아 충격으로 파산 위기에 몰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이후 진정 기미를 보이던 금융기관 대출창구 경색이 한보 부도 직후보다 더 심화할 전망이다. 제2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10대 그룹에 속하는 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 대상이 됨에 따라 이제 믿을만한 기업이 없게 됐다』며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자금난 루머에 휩싸였던 다른 기업들에 대해 집중적인 자금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잠잠했던 일부 한계기업들의 자금악화설이 다시 기승을 부려 증시가 장기 침체국면에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기아의 해외사업 ▼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모두 13개국에 45만대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다소 차질이 예상되지만 당분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연 12만대 생산체제인 인도네시아의 국민차 사업과 관련, 업계관계자들은 기아와 인도네시아정부가 이미 계약을 완료한 만큼 인도네시아 정부가 기아의 부도유예협약 적용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개월내에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해외생산기지들은 부품을 제때 조달받지 못하고 바이어들이 이탈, 타격이 예상된다. 〈이영이·이희성·천광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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