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경영권 향방을 놓고 현대 삼성 LG 대우 등 4대그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겉으로는 입장표명을 자제하면서도 제삼자가 기아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계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
이들은 15일과 16일 각각 임원회의 등을 통해 정보교환을 하며 다른 그룹들의 동향을 서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 LG 대우 3개 그룹은 한결같이 『삼성이 인수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한 표정들이다.
이들은 『기아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삼성의 흔들기가 주효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라며 『심지어 정부의 구조조정 깃발아래 이미 삼성과 정부간에 교감이 이뤄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기아의 사모사채(CB)를 매입했던 현대측 관계자는 『솔직히 기아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위기에 몰린 기아를 도와줌으로써 삼성을 견제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털어놓았다.
LG는 「한눈 팔지 않고 승부산업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자동차산업에는 끼여들지 않겠다는 자세. 그러나 삼성 현대 대우 중 하나가 기아를 인수할 경우 신규업종 진출과 관련, 보다 공격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대우는 기아 스스로 회생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 한편 삼성측은 『주식매집과 보고서 사건으로 기아와의 관계가 불편한데 지금 인수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허문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