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쇼크」파장/회생책부심]「회사살리기」노조가 나섰다

  • 입력 1997년 7월 17일 20시 48분


휴일인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 경영위기에 빠진 기아그룹 경영혁신기획단과 그룹계열사 노동조합 대표들이 함께 자리한 노사공동대책회의의 분위기는 무겁지만은 않았다. 「노조가 실천할 수 있는 좀더 강력한 자구책을 제시해달라」「임금 상여금과 휴가를 반납하겠다」. 그동안 강성(强性)노조에 익숙해 있던 기아 경영진은 일순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고맙게 받아들였다. 노조측은 지난 15일 밤늦게까지 노조대표단회의를 통해 이같이 입장을 정리하고 임금 및 상여금 휴가반납 등의 안건을 처리할 대의원대회를 오는 21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자동차 李載昇(이재승)노조위원장은 『현장분위기로 봐 대의원대회뿐만 아니라 총회에서도 통과될 것으로 본다』며 『수출물량 납기를 맞추기 위한 휴가반납은 곧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임금과 상여금을 반납한다면 회사는 한달 4백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게 된다. 이날 기아그룹 전 임직원은 정상출근했다. 소하리공장 등 생산현장에는 주간 8시간, 야간 8시간의 정상조업이 이뤄져 회사를 살리려는 직원들의 열기가 느껴졌다. 韓丞濬(한승준·기아그룹부회장)경영혁신기획단장은 『강도높은 자구책을 곧바로 마련, 노조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답해 조만간 추가조치를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재계도 기아자동차와 기아협력업체 살리기를 적극 거들고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3백70여개 1차협력업체 중 기아와도 거래하는 90여개사에 대해 자금지원을 해주기로 했으며 대우자동차도 1백여 협력업체에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자동차 전용 수송선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기아자동차측으로부터 받아야 할 운송대금이 약4백만달러나 밀렸지만 기아의 수출물량(월1만여대)을 계속 수송해 주겠다고 밝혔다. 〈이영이·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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