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을 적용받게 되면서 계열사인 아시아자동차㈜의 본사가 있는 광주지역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아시아자동차의 진로도 불투명하지만 이 지역 협력업체들은 물대어음(진성어음)조차 할인받기가 여의치 않아 연쇄도산의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는 것.
모두 3백10개에 이르는 아시아자동차 협력업체 가운데 광주지역에 있는 업체는 78개사.
이들은 사실상 아시아자동차 한 곳만 바라보며 사업을 꾸려 온데다 대출 때 상호지급보증과 어음교환사용으로 얽혀 있어 한 개 업체만 도산해도 타격이 곧바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차 협력업체도 1천5백60여개에 달한다.
특히 16일엔 철판납품업체 두곳이 아시아자동차 발행어음 24억여원이 있는데도 현금화하지 못해 7억5천여만원의 어음을 갚지 못하고 결국 1차부도를 냈다.
아시아자동차는 작년 광주지역 총생산의 30%를 차지했으며 광주 전체 제조업종사자 6만7천여명 가운데 35%인 2만4천여명이 아시아자동차와 협력업체에 다니고 있을 정도다.
광주은행 등 금융기관들과 광주시는 이날 관련업계와 긴급대책회의를 가졌으나 묘책을 찾지 못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부품 하나만 빠져도 완제품 조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아시아자동차의 생산라인이 멈추게 되고 결국 광주지역 경제가 총체적으로 흔들릴 것』이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김 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