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압구정 고객 쟁탈전」

  • 입력 1997년 7월 21일 19시 25분


「압구정동 큰손들을 잡아라」. 서울 강남의 덩치 큰 주식투자 자금이 밀집한 압구정동을 놓고 각 증권사들이 격돌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원래 이 지역은 증권업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통하던 朴炫柱(박현주)이사를 앞세운 동원증권의 아성. 그러나 그가 최근 창업투자회사를 만들어 퇴직함에 따라 증권사들은 「무주공산(無主空山)」을 점령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쌍용투자증권은 다음달 1일 압구정지점을 신설, 전국 각 지점의 최정예 영업사원들을 배치하기로 했다. 지점장에는 이례적으로 부장급인 박상익(40)전 국제영업부장을 임명, 무게를 실어줬다. 쌍용은 거액투자자 유치를 위해 특히 점포를 철저히 폐쇄형으로 만들어 담당 상담원을 빼고는 누가 뭉칫돈을 들고왔는지 알 수 없도록 했다. 현대증권은 鄭興植(정흥식)주식운용부 팀장을, 동서증권은 玉致亨(옥치형)법인영업부 팀장을 압구정지점장으로 빼내 전략적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다. 한편 동원증권 압구정지점장을 새로 맡은 金正冠(김정관)지점장은 『증권사간 고객유치 경쟁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약정액보다는 높은 수익을 내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이사가 떠난지 3주만에 동원증권 압구정지점은 약정액이 1백5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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