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그룹들,『늦으면 좌초』구조조정 붐

  • 입력 1997년 7월 23일 20시 10분


최근 기아그룹의 부도유예협약 적용으로 10대 그룹도 안전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주요그룹들이 서둘러 사업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22일과 23일에는 한화그룹과 신호그룹이 잇따라 구조조정계획을 내놓았다. 부도유예 적용 루머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쌍용그룹은 지난 4월말 구조조정계획 발표 이후 현재 중공업과 정공, 건설과 엔지니어링의 합병절차를 밟고 있다. 쌍용경제연구원은 이미 5월초에 해체, 50여명의 연구원을 계열사로 분산 배치했다. 쌍용양회가 지난달 3백명을 감축한데 이어 자동차는 최근 4백50명을 감원, 3백여명을 영업직으로 전진 배치했다. 쌍용자동차는 또 할부채권 2천7백억원어치를 상반기에 매각했다. 한라그룹도 계열사별로 처분할 매각자산을 이달중 골라낼 예정이며 대대적인 인원감축과 함께 한계사업 철수를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방안을 8월초 확정키로 했다. 두산그룹은 최근까지 두산창업투자 두산렌탈 두산환경산업 동아인쇄 두산종합식품 등을 관계회사로 합병시키고 한국코닥 한국3M 한국네슬레 등의 소유지분을 매각했다. 두산은 이를 통해 96년말 4조1천억원이던 부채규모를 올해 3조2천억원으로 줄일 방침. 잇따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온 거평과 한솔그룹도 더 이상의 기업인수 없이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특히 거평은 거평제철화학과 거평화학, 새한종금과 새한렌탈을 내년초경 통합할 계획이다. 이밖에 선경그룹이 유공의 7개 대리점을 하나로 통합해 비용절감을 꾀할 계획이며 아남그룹도 21개 계열사를 하반기에 17개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조정계획이 실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비수익성 자산의 매각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 쌍용자동차의 경우 동성고속관광과 쌍용자동차 부평 힐디스크공장을 매물로 내놓았으나 상담이 전혀 없는 형편. 『최근의 구조조정 바람은 기업들이 경영위기를 피부로 느껴 추진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발표용」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그룹 계열사간의 복잡한 지분관계, 기업들이 부동산매각의 경험이 없는 점 등이 구조조정의 큰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丁鎭夏·정진하이사)〈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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