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PCS社, 과열경쟁 감정싸움

  • 입력 1997년 7월 23일 21시 02분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 등 개인휴대통신(PCS) 3사가 서비스개시를 앞두고 판촉활동을 본격화하면서 사업자간 경쟁이 과열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지난 21일부터 예약가입자를 모집한 결과 가입자가 2만명이상으로 예상을 크게 넘었고 예약가입을 위한 삼성카드회원 4만명, PC통신으로 11만6천명의 016회원을 이미 모집한 상태. 이에 질세라 한솔PCS도 지난 21일부터 「원샷018 빅3축제」를 시작, 23일까지 3일간 6만2천여명이 참가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LG텔레콤은 시험서비스를 시작하는 8월1일부터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다급해진 것은 휴대전화사업자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SK텔레콤은 한국통신프리텔 한솔PCS가 대리점 모집에 들어가는 것과 때를 맞춰 집안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 일부지역에선 기존 대리점주들로부터 각서까지 받았다. 다른 PCS 서비스의 상품을 취급하는 경우 모든 지원을 중지하고 불이익을 내리겠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엄포. 자유 계약행위를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라고 주장하는 PCS업체의 반발에도 불구, SK텔레콤은 기존 대리점에 수백만∼수천만원의 지원금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PCS사업자들은 지배적 사업자가 전속 대리점외에 일반 대리점에까지 위협을 가하는 것은 불공정행위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가하면 SK텔레콤은 LG텔레콤 등 PCS사업자들이 011휴대전화 가입자 정보를 빼돌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지역에서 SK텔레콤 대리점을 상대로 휴대전화 가입자 명단을 넘겨주는 경우 부당 5천원씩의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 SK텔레콤측은 가입자 정보 유출은 부당행위임은 물론 개인 사생활 침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 휴대전화와 PCS 사업자들이 동원하고 있는 각종 광고와 홍보물도 상대방의 신경을 극도로 자극하고 있다. 신세기통신은 고객에게 배포하는 우편물 7월호에서 PCS의 단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SK텔레콤도 「011 라이프」라는 사외보 7,8월호에 「PCS 제대로 알자」는 제목으로 PCS의 단점을 꼬집었다. 이들은 PCS가 단지 늦게 시작하는 휴대전화일 뿐이며 통화 끊어짐도 잦고 전국통화도 한참 뒤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PCS업체들은 발끈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의 첨단 서비스를 왜곡선전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공정행위라며 공동 대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휴대전화와 PCS의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공동 시연회나 공청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 그러나 소비자들은 사업자간 경쟁이 다소 과열양상을 보이더라도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이라면 나쁠 것 없지 않겠느냐며 느긋한 반응이다. 〈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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