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과 동국제강이 컨소시엄으로 한보철강의 자산을 분할 인수하겠다고 나서자 고로(高爐)제철사업과 연계해 한보인수를 추진하던 현대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는 「포철 등이 제시한 자산인수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현대를 입찰에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포철측 의사표명을 곧이들으려 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포철 등의 움직임이 자신들의 고로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측은 『포철이 제시한 자산인수방식의 입찰이 실시될 경우 우리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포철의 한보인수를 적극 저지할 뜻을 시사했다.
한보가 포철에 매각되면 현대의 고로사업 추진은 당분간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 관계자는 『통상산업부가 포철에는 주식인수방식 입찰 이외의 조건을 허용하면서 현대측에는 고로사업연계 등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정부와 포철이 현대를 입찰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포철이 한보의 코렉스를 인수하면 포철의 독점적 지위가 더욱 강화돼 현대가 고로사업에 진출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철강업계의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 포철의 한보인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