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경영권을 둘러싼 재벌그룹 간의 물밑 지분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총발행주식 7천5백62만주중 하루 평균 거래량은 7만3천여주에 불과할 정도로 유동물량은 적은 편.
현재 기아자동차의 최대 주주는 미국 포드자동차와 일본 마쓰다자동차(16.91%). 다음으로 계열사인 ㈜기산이 9.84%를, 기아 임직원들로 구성된 경영발전위원회가 6.06%.
기아자동차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과 현대그룹의 지분은 공식적으로는 각각 6.08%와 1.85%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아 현대의 지분율은 이미 18%에 이른다는 소문도 있다.
지분싸움의 핵심은 포드자동차와 기아 임직원들의 몫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있다. 포드자동차는 삼성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기아 인수로 현대가 세계 자동차업계 6위로 떠오르는 것을 포드측이 반기지 않기 때문.
포드자동차 국내 판매회사인 포드코리아측은 『포드사 임원이 방한해 기아측과 지분처리 문제를 협의중』이라며 『포드는 기아자동차 지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해 「캐스팅보트」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삼성에 맞서 현대와 대우는 주식매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원증권과 동서증권 창구를 통해 매입한 1백10만주(전체주식의 1.5%)도 현대측과 연계돼 있다는 게 정설.
또 현대는 지난 14일 기아자동차가 발행한 5백억원어치의 사모(私募)전환사채(CB)를 전액 인수했다. 주식으로 전환하면 3백33만주나 되는 규모. 대우도 지난 7일 기아자동차의 대주주인 기산이 발행한 CB 3백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삼성에 밀리더라도 1년 뒤 이를 주식으로 전환, 재대결을 해보겠다는 속셈이라는 분석이다.
기아자동차가 31일 발행예정인 5백억원 규모의 CB에도 현대와 대우가 관심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정경준·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