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과 채권금융단 간에 「최고경영진 사직서 제출」과 「노동조합 힘빼기」가 미결의 최대 이슈로 남아 있어 4일 속개될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에서도 이 그룹에 대한 지원문제가 쉽게 결론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의 柳時烈(유시열)행장은 3일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진의 사직서와 인원감축에 대한 노조의 확실한 동의서』라고 거듭 밝혔다.
金善弘(김선홍)회장 등 20여명의 기아자동차 경영진을 언제든지 퇴진시킬 수 있는 무기와 자구계획에 대한 노조의 「딴 소리」 봉쇄카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 채권단의 공감대.
채권단은 추가 자금지원은 물론 9월29일까지의 부도유예 자체도 이 두가지와 연계시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측은 「사표 제출〓제삼자인수 수순 돌입」으로 인식한다. 사표부터 내고 자구노력을 하라는 것은 기아를 살려보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
기아측은 「진로나 대농과 달리 기아에만은 왜 여유를 주지 않고 몰아세우느냐」는 일부 여론을 채권단이 언제까지나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다. 실제로 채권단이 경영진과 노조에 대한 압박카드로 회의 연기를 되풀이하는데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 그룹 협력업체들의 물대어음 만기가 이달에 집중돼 이들이 무더기 도산위기에 몰리면 「기아를 살리라」는 여론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4일 세번째 열리는 1차 대표자회의는 또한번 채권단과 기아측의 기(氣)싸움터가 될 전망이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