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 對 삼성 「물밑공방」 새 판도

  • 입력 1997년 8월 4일 22시 52분


삼성그룹은 94년부터 기아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요즘 갑자기 다급해졌다. 현대 대우의 저지 움직임이 강도를 높여가자 삼성 내부에서는 『기아 인수가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마저 새나온다. 삼성은 특히 金善弘(김선홍)기아그룹 회장이 기아 내부와 현대 대우 및 시민노동단체 등의 응원 아래 정부와 채권금융단의 퇴진 요구를 일축하자 「김회장 비리 흘리기」로 나섰다는 게 업계 일부의 시각. 즉 지난주부터 비서실 정보팀을 가동, 김회장 및 기아 경영진의 비리에 대한 정보수집 및 유통에 나섰다는 것. 기아자동차의 직접 인수가 어려울 경우 삼성은 계열분리 대상으로 분류된 ㈜기산 인수를 우선 추진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기아자동차 지분의 9.84%를 가진 기산을 통해 기아 인수를 준비하면서 파격적인 처우 제시 등으로 기아 내부의 반(反)삼성 정서를 완화시킨다는 것. 삼성은 미국 포드사와도 기아차 지분 인수를 계속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와 대우는 지난달말 기아와 손잡고 기아특수강을 공동경영키로 함으로써 삼성에 일격을 가했다. 이들은 김회장이 자구계획을 완성할 때까지는 퇴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 현대 대우는 포드에 대해서도 『삼성이건 현대건 돈을 많이 주는 쪽에 기울게 될 것이다. 삼성에 우호적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며 포드와의 파격적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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