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돈가뭄 『비상』…가수요까지 겹쳐 장기화 조짐

  • 입력 1997년 8월 18일 20시 21분


《기아사태로 대출창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최대 자금수요기인 추석을 앞두고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가수요 조짐마저 가세, 돈가뭄 현상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에 돈을 대주는 금융기관조차 돈에 쪼들려 기아사태의 해결 등 여건 변화가 없는 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장단기 금리 상승〓한국은행은 지난주 원천세 등 국고 환수에 따른 자금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환매조건부 채권(RP)을 되사는 방식으로 1조8천억원을 지원한데 이어 18일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5천억원을 시중에 풀었다. 그러나 장단기 금리의 상승 기세는 꺾일 줄 모른다. 장기금리지표인 회사채 금리는 지난 6월말 연 11.75%에서 이날 12.25%로 상승세다. 하루짜리 콜금리도 같은 기간 무려 1.85%포인트 급등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통화당국이 한쪽에서는 금리상승을 막기 위해 돈을 풀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원화 하락을 저지한다는 명목으로 달러화를 풀고 원화를 거둬들인다』며 일관성없는 정책이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돋우고 있다고 불평했다. ▼금융기관 자금난〓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창구인 종합금융사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기아 등 부실기업에 수조원을 떼이면서 해외신용도가 하락, 해외자금조달이 벽에 부닥친데다 은행 신탁계정 등이 기아사태 이후 기업어음(CP)을 사주지 않는 바람에 종금사 자금난이 심화한 것. 게다가 은행권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시판후 종금사 어음관리계좌(CMA)의 수탁고가 5천7백25억원 감소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종금사는 삼성 현대 LG 등 일부 그룹을 제외하고는 CP할인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현금 흐름이 양호한 기업에만 대출이 나가는데 신용도에 따라 조달금리 차이는 1.5∼2%포인트 이상 벌어진다는 설명. S종금사 자금담당은 『지난주말부터 벌어진 추석자금 확보전의 승자는 대기업이 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이 금융권에서 돈을 꾸기는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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