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성숙해 신규 수요가 줄어들수록 고객 데이터 베이스(DB)를 활용한 마케팅이 위력을 발휘합니다』
기업전략 컨설팅회사인 모니터컴퍼니의 鄭仁澈(정인철·33)이사는 새 고객 확보 비용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보다 5배 이상 든다고 설명했다. 기존 고객의 정보를 DB로 관리, 수요에 미리 대응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편이 새 고객을 찾아 헤매는 것보다 효율적이란 말.
고객 DB는 경쟁업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서도 필수적.
그는 미국 전화회사인 MCI가 AT&T로부터 장거리전화시장의 점유율을 10% 이상 빼앗은 케이스를 소개했다.
지난 80년대 중반 MCI는 장거리전화는 통화 상대방이 한정돼 있다는 점에 착안, 「가족과 친구」라는 마케팅 전략을 들고 나왔다. 자주 거는 20명을 등록한 뒤 이들에게 전화를 걸 경우 요금을 40% 할인해준다는 내용이었다.
허를 찔린 AT&T는 MCI와 유사한 전략을 도입키로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고객당 20명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기 위해 DB를 확장해야 했다. 또 전화할 때마다 할인요금이 적용되도록 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고객 DB와 연계한 마케팅전략이 주효한 것.
고객 DB는 항공사 금융기관 백화점 등에서 우수 고객을 우대하는 프로그램으로 활용돼 왔다. 소비자를 상대로 한 제조업체도 잇달아 고객 DB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살 만한 고객 데이터가 없다」고 하지만 기존 고객의 데이터를 잘 유지하고 이벤트 등을 통해 추가해가면 됩니다』
정이사는 또 고객 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으며 용도를 염두에 두고 잘 설계해 축적한 뒤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백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