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아줌마식」 사고부터 뜯어 고쳐야 직장도 생기게 마련입니다』
㈜애경산업 마케팅부 미용연구팀의 정덕향(鄭德香·31·사진)씨.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남편과 갓 돌 지난 아이를 둔 주부사원이다.정씨가 애경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초. 당시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주부모니터」에 합격했다.
『주부취업난이 그렇게 심한줄 정말 몰랐습니다. 지원자들 대부분이 대학졸업장을 가지고 있더군요』
한달에 두번씩 모이는 모니터회의 때 정씨는 남들보다 훨씬 정성들여 소견서를 작성하고 활발하게 아이디어를 냈다. 지난해 8월 열린 회의 땐 출산한 지 2주 지난 몸으로 참석, 다른 모니터들을 놀라게 했다.
정씨의 남다른 열성을 눈여겨 봤던 회사가 정식사원 발령을 통보해온 것이 지난 2월. 모니터가 정식사원으로 발탁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정씨는 아이와 하루종일 떨어져 있을 수 없어 다소 수입이 줄더라도 10시에 출근해 4시에 퇴근할 수 있는 준사원을 택했다.
『모든 기업이 「미스」를 선호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주부들도 알아야 합니다. 미스보다는 주부들이 훨씬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거든요』
정씨는 예비 주부사원들에게 「사고의 전환」과 함께 「기대수준」을 낮출 것을 주문했다. 기본적인 어학능력과 컴퓨터실력을 갖춘 주부들이 작은 일부터 시작하겠다는 마음만 가진다면 「취업의 문」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는 경험담이다.
〈박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