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街 『꿩먹고 알먹는다』…증시 활황에 관광객 몰려

  • 입력 1997년 9월 7일 20시 17분


되는 집은 이래저래 더 잘되는가. 사상 최대의 증시활황이 계속되고 있는 뉴욕에 이번에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월스트리트가 또다른 호황을 즐기고 있다. 한여름 더위가 가시면서 뉴욕증시에는 하루 3천장씩 배부되는 관람권을 얻기 위해 오전 8시가 되면 이미 긴 줄이 건물을 몇바퀴 돌며 이어진다. 거의 매일 이뤄지는 주가신기록의 현장을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 인파인 것이다. 뉴욕증시당국은 관광객이 몰리자 수년 동안 방치되어 왔던 관광센터를 2백만달러(약 18억원)나 들여 수리하고 있고 개방시간을 연장했다. 이처럼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것은 물론 주식시장의 활황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진 데 원인이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65만명에 달하는 학생 모의투자가들의 견학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모의로 주식을 사고 팔아 실적이 가장 좋은 학생을 선발해 상금을 주는 주식매매 시뮬레이션 게임이 전국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회원에 가입한 학생들이 현장 분위기를 익히기 위해 이곳을 대거 찾고 있다. 이 게임은 증시당국과 교육기관이 함께 펼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시장경제를 교육하기 위해 기획된 것. 월가의 또다른 명물인 연방준비은행 금고를 구경하려면 1주일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 금고는 인기영화 「다이하드 3」에서 촬영장소로 제공돼 많은 영화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곳. 영화에서 봤던 무려 1천4백억달러(약1백26조원)에 달하는 황금덩어리(금괴)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욕금융가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6백만명을 넘고 있으며 이들이 월가에서 기념품 구입과 숙식 등에 뿌리고 있는 돈은 줄잡아 연간 2억달러(약 1천8백억원). 월가의 호황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다. 미국인들이 추구해온 창의와 근면의 결과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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