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이 삼성그룹 비판소설 발간…기아自 인수작전 묘사

  • 입력 1997년 9월 20일 07시 45분


기아그룹 계열사인 기산 부회장을 지낸 신한국당 이신행(李信行)의원이 20일 삼성그룹을 신랄히 비판하는 내용의 정치경제소설 「이(李)씨 춘추」를 발간한다. 이 소설은 3부작 중 1부로 2부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것. 이의원의 한 측근은 『이의원은 기아그룹 경영권을 노리는 삼성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이 소설을 집필했다』며 『현실사례를 중심으로 픽션화하는 가공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의원은 지난 95년 이름을 감추고 「바벨탑의 제왕」이란 제목의 소설을 발표, 삼성과 이회장을 강력히 비판했던 인물. 이번 소설에는 여러 기업과 기업인, 정부관료 등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독자들은 조금만 읽으면 「오성그룹」은 삼성그룹을, 「이근수회장」은 이건희(李健熙)회장을 빗댄 것으로 금세 알 수 있게 묘사돼 있다. 소설은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는 이회장의 중국 베이징(北京)발언을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발언이었다』고 비판하는데서부터 시작한다. 이어 오성그룹의 자동차산업 진출을 위한 분위기조성작업등이 자세히 묘사되며 끝부분엔 기아사태가 그려져 있다. 삼성의 기아인수 추진을 빗대어 소설은 『오성그룹이 가야자동차(기아자동차)를 인수, 98년내에 오성자동차(삼성자동차)를 국내 2위 업체로 육성하기 위해 가야자동차를 흔들었다』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오성자동차의 기술제휴선인 일본 후지자동차(닛산자동차)는 잠재적인 경쟁상대인 대한자동차(현대자동차)를 견제하기 위해 오성의 가야인수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이 소설은 『주인이 없는 가야자동차를 오성이 인수하면 한국 자동차업계의 대외경쟁력이 하락, 오성 등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일본 업체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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