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最古)의 제조업체인 동화약품이 25일로 창립 1백주년을 맞았다.
기업 역사가 짧고 부침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이제까지 1백년 이상 명맥을 유지해온 회사는 동화를 포함, 두산그룹과 조흥은행 등 3개사. 두산그룹의 모태가 상점이기 때문에 제조업만으로 1세기를 넘긴 동화약품은 한국 자본주의사의 한 획을 긋는 셈이다.
동화는 최장수 의약품인 「활명수」와 최고령 상표인 「부채표」로 더 유명하며 지난 78년엔 국내 최초로 전사원 월급제를 도입했던 기업. 활명수는 1백년전 민병호(閔竝浩)궁중 선전관이 궁중비방에 서양의학을 접목시켜 만든 국내 최초의 양약. 같은 해 그의 아들 민강선생이 서울 중구 순화동에 설립한 동화약방(同和藥房)이 동화약품의 모태가 된다.
동화약방은 1937년 현 윤광렬(尹光烈·73)회장의 부친인 윤창식(尹昶植)선생이 인수, 근대식으로 경영했다. 윤회장은 75년 전문경영인에게 사장직을 물려줘 현재 차남 길준(吉埈·40)씨만 부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언론사 인터뷰를 단 한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윤회장은 『경기도 어려운데 우리만 잔치 벌일 수 없다』며 1백주년 기념 리셉션도 취소시켰다.
전문경영인인 황규언(黃圭彦)사장은 『창립 2세기를 맞아서도 제약업이나 이와 유관한 산업이 아니면 진출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켜질 것』이라면서 『현재 임상실험중인 암치료제와 퀴놀론계 항균제를 내년중 상품화해 1백년된 기업으로서 면모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