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들이 유례없는 취직난을 겪고 기존 직장인들도 감원조치로 일자리를 잃고 있지만 실업자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고용시장의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중 실업자수는 46만5천명으로 7월의 47만6천명보다 1만1천명, 3월의 72만4천명보다는 무려 25만9천명이 줄었다. 실업률도 따라서 지난 3월 3.4%에서 7월에 2.2%, 8월에는 2.1%로 떨어졌다.
하지만 체감 고용사정은 최악이다. 30대 그룹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1만3천7백명으로 지난해 1만5천7백명보다 13%나 줄어들 전망이다.
전국 52개 직업안정기관이 집계한 구인배율(구인자수를 구직자로 나눈 배율)도 지난 7월에 0.95로 92년12월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통계청은 이같은 모순이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경제활동인구는 지난 5월 2천1백91만명에서 7월 2천1백87만명으로 떨어진 뒤 8월 들어 2천1백77만명으로 더 줄었다. 취직이 어렵다보니 아예 취업노력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임시직 근로자(1년미만의 계약단위로 채용되는 근로자)가 늘어난 점도 실업률이 낮은 한 이유. 지난 2분기(4∼6월)에는 계약직이나 시간제 등 임시직 근로자가 작년 2분기보다 40만명이나 늘어난 6백6만명에 달했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