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東京) 증권거래소 평균주가가 14일 한때 2년2개월만에 최초로 1만7천엔 아래로 폭락하자 일본 증권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이 부실은행 파산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주가 1만7천엔」이 무너짐에 따라 금융기관 도산 등 금융시장 전체로 악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동경 증시의 평균 주가는 오전 한때 1만6천9백67엔으로 떨어져 95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만7천엔선이 무너졌다.
이같은 주가는 올해 최고치였던 6월16일의 2만6백81엔에 비해 3천7백14엔(18%)이나 낮은 수준이다.
주가는 오후 들어 「정부가 주가폭락에 따라 적자국채 발행 등 긴급부양책을 검토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힘입어 반등세로 돌아서 1만7천3백6엔으로 마감했으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최근 동경 증시가 침체에 빠진 것은 일본 국내 경기가 극히 부진한데다 경기부양책이 조기에 나오지 않는 한 불황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된데 기인한다.
일본 증권전문가들은 동경 평균 주가가 1만7천엔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부실채권이 많은 금융기관의 보유주식 대량매각에 따른 주가 추가하락은 물론 일부 금융기관의 파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지방은행인 교토 교에이(京都共榮)은행이 불량채권 누적으로 14일 파산, 다른 은행에 영업권을 넘기기로 발표한 것이 「금융위기」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동경〓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