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대기업 연쇄부도로 기업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재계에서는 부실기업 인수를 위한 물밑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LG그룹과 대우그룹이 재계 수위(首位)도약을 노리며 부실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몸집 불리기」싸움이 치열한 유통업계에서도 뉴코아백화점을 놓고 한판 승부를 눈앞에 두고 있다.
LG그룹은 7월 건설감리회사인 진로엔지니어링을 20억원에 인수, 「LG ENC」로 새로 출범시켜 계열 편입시켰다. 이는 건설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
또 백화점사업 강화를 위해 7월 뉴코아 경기 평촌 부지 6천7백평을 인수한 데 이어 진로의 남부터미널부지와 뉴코아 반포점의 별관과 킴스클럽의 인수를 현재 추진중.
LG는 이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면 서울 도심지역의 백화점 부지는 완전 확보하게 된다는 판단으로 자금사정에 무리가 가더라도 관철시킨다는 전략.
대우그룹은 최근 해태그룹의 야구단 타이거스와 코래드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측 공식입장은 『공식제의를 받지 않아 관심없다』는 것이지만 대우의 한 관계자는 『그룹 정책이 결정되면 인수할 수도 있다』고 밝혀 해태 계열사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대우그룹은 또 기아그룹의 아시아자동차 인수를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상용차부문이 취약한 대우자동차는 광주의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할 경우 전차종 라인업이 가능하고 부천∼군산∼광주로 이어지는 서해안벨트를 완성할 수 있어 향후 업계 1위까지 넘볼 수 있다는 계산.
현대그룹과 삼성그룹은 자동차업계 판도를 크게 좌우할 기아자동차 인수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그밖의 부실기업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롯데 현대 LG 신세계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뉴코아그룹이 내놓은 뉴코아백화점 본점과 분당킴스클럽 등 10여건을 둘러싸고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할인점 진출이 늦었던 롯데백화점의 경우 할인점사업의 사활을 걸고 뉴코아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영이·박래정·이 진·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