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계열사별로 대대적인 인력 재배치 작업에 들어갔다. 또 올 연말 임원인사 때 그룹 임원의 10% 가량인 약 2백명을 경영일선에서 후퇴시키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그룹의 이같은 방침은 불황기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구조를 조정하려는 다른 그룹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일 삼성그룹 및 계열사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초의 액정박막장치(LCD)공장 준공과 반도체라인 증설 등을 앞두고 인력을 대대적으로 재배치키로 하고 구체적인 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약 2천명의 사무관리직 인력이 생산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업실적이 좋은 편인 삼성전관의 경우도 전체 인력의 20% 가량인 지원부문 직원을 생산공장과 영업팀에 전진배치한다는 방침 아래 각 부서장이 대상인원을 인사팀에 통보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99년까지 전체 직원 20만명 가운데 30% 가량인 6만여명이 인력 재배치 차원에서 자리를 옮길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그룹의 인사팀 감사팀 비서실 소그룹 등은 10월말부터 임원 인사를 위한 입체적인 심사에 들어갔는데 심사결과를 토대로 2백여명의 임원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퇴진대상 임원들을 고문역 등으로 후퇴시킨 뒤 점차 물러나도록 종용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룹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인력재배치 작업은 그룹 방침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계열사가 자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연말 임원인사의 방향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이처럼 인력재배치와 임원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사업 신규진출에 따른 투자부담과 반도체부문의 부진에 따른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