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원유신용장 중지]BIS기준 쫓긴 『몸사리기』

  • 입력 1997년 12월 13일 08시 15분


국가신뢰도의 연이은 추락과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 준수의무에 쫓긴 우리 은행들의 몸사리기가 결국 국가경제 초유의 원유도입 차질사태를 빚고 있다. 원유무역은 수입대금의 미상환위험이 다른 무역거래에 비해 훨씬 적은 데다 대금 외상기일도 상대적으로 짧아 은행들이 수개월전만 해도 중개료수입을 얻기 위해 앞다퉈 수입신용장(LC)을 개설해줬던 품목.그러나 BIS회계기준에 따르면 은행들이 정유업체에 대해 개설해준 신용장 금액의 20%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수입통관시 채무보증서(LG)를 써줄 경우 수입대금의 50%가 위험자산으로 평가돼야 한다. 따라서 이달 말까지 8%의 자기자본 비율을 맞춰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수입신용장 개설을 중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 통상 원유선적은 신용장 개설과 함께 이뤄진다. 따라서 이달분 신용장 개설이 중단됨에 따라 당장 이달 말이나 내년초 원유도입에 차질을 빚을 전망. 다만 정부가 정유사들이 「전년 수입물량 기준 33일분의 원유를 비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당장 국내 원유가 고갈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유업체 관계자들은 내년초 우리나라 대외신인도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원유고갈이 현실화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부터 3개월마다 국내 은행들의 BIS의 자기자본비율 준수상황을 따질 수 있도록 정부가 약속한 만큼 은행들의 수입신용장 개설 거부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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