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명동의 롯데백화점 10층 면세점. 구치 베르사체 카르티에 나이키 등 해외 유명브랜드 제품 매장에 진열된 물건 가격이 백화점보다 무려 40%까지 비싸게 표시돼 있었다.
이탈리아제인 카르티에 여성용 핸드백의 면세가격은 7백90달러(환율은 달러당 1천6백59원)로 석달 전에 비해 2배 가량 오른 1백31만원.
같은 제품의 백화점 판매가격은 1백10만원으로 21만원이 오히려 싸다.
캐주얼 스포츠용품도 마찬가지. 나이키 운동화의 경우 백화점 판매가는 11만원 안팎이나 면세점 가격은 이보다 8만원 이상 비싼 19만2천원(1백16달러).
환율 폭등 전의 면세점 물건값은 수입가의 20∼50%에 해당하는 관세와 10%의 부가가치세가 면제돼 백화점 가격의 50∼80% 수준이었다.
백화점 물건은 대부분 환율 오름세가 시작되기 전인 올해 초부터 수입된 것이어서 판매가가 오르지 않았지만 면세점은 매일 변동하는 환율을 기준으로 판매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게 면세점측의 설명.
대부분의 면세점은 최근 가격차를 줄이기 위해 10∼40% 세일판매를 하고 있지만 환율 폭등이 워낙 심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
면세점 관계자는 『개점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이번처럼 환율이 큰 폭으로 올라 백화점보다 비싸게 물건을 팔아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