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 전문업체인 청구가 26일 전격적으로 화의(和議)를 신청함에 따라 주택건설 업계와 청구의 본사가 있는 대구지역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줄 전망이다. 연쇄부도 사태도 우려된다.
특히 청구가 현재 짓고 있는 아파트 2만6천8백가구의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아파트 입주 지연도 불가피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차질〓청구가 현재 시공중인 주택은 서울 하계2차 청구아파트(2천3백40가구), 오피스텔 분당오디세이(1천9백64가구)를 포함, 모두 2만6천8백가구에 달한다.
청구는 이들이 모두 분양 보증사와 시공 보증사를 낀 사업이어서 사업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건설업체가 부도날 경우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서류검토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입주 지연이 불가피해진다.
게다가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중도금 납부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어서 분양 보증사와 시공 보증사 역시 공사대금 회수가 늦어질 것을 우려, 공사 인수를 기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공사 재개와 입주가 상당기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밤 화의 신청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 역삼동 서울사업본부에는 입주에 불안을 느낀 입주 예정자들의 전화문의가 빗발쳤다.
▼연쇄 부도 우려〓청구는 연평균 1만7천가구의 주택을 공급, 주택업계에서 공급물량이 상위 5위권 안에 드는 대기업으로 높은 지명도를 자랑해왔다.
하도급업체만도 4백여개에 이른다.
또 청구의 화의신청은 대부분의 주택건설업체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때문에 주택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따른 금융권의 자금지원 기피, 입주 예정자들의 중도금 납부 지연으로 청구가 급속하게 자금 경색에 몰린 상황은 다른 주택업체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것이어서 우려를 더하게 한다.
▼대구 경제 악영향〓청구는 대구에 본사를 둔 기업중 가장 큰 업체로서 계열사 14개, 지난해말 기준 매출액 1조1천1백40억원 규모의 대형업체. 실제로 대구은행에만도 1천3백35억원의 순부채를 지고 있는 등 대구지역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황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