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하반기 안정…구조조정 효과 나타날것』

  • 입력 1998년 1월 2일 20시 40분


외환위기와 신용공황 등 지난 한 해 동안 최악의 혼란에 빠져들었던 국내 금융시장은 올해 안정을 회복할 수 있을까. 금융시장의 안정은 정부 기업 금융기관 등의 구조조정이 얼마나 순조롭게 진행될지와 해외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전적으로 달려 있지만 하반기(7∼12월)부터는 차츰 안정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뒤집어 말하면 상반기(1∼6월), 최소한 1.4분기(1∼3월) 중에는 작년말과 같은 극심한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인 셈. ▼외환시장〓국제통화기금(IMF)과 선진국들의 조기 추가지원으로 국가부도 위기감은 사라졌으나 달러화의 수급불균형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 외환딜러들은 “작년말에 이어 올초에도 기업의 수입결제자금 등 달러화 수요가 몰려 있는 반면 달러화 공급이 크게 늘어날 요인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 금융기관들이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상환압력을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만기연장률이 아직 30%대에 불과하고 신규해외차입의 마비는 풀리지 않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金京源)수석연구위원은 “적어도 4월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1천2백∼1천7백원 사이에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업은행은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추진되지 않으면 환율이 1천8백원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항상 남아 있다”고 밝혔다. 환은경제연구소는 “하반기부터는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고 외환수급상황이 크게 호전돼 원―달러 환율이 1천2백원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금시장〓금리도 환율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중에는 한계기업 부도와 부실금융기관 통폐합에 따른 자금흐름의 경색 등으로 인해 안정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리는 정부와 IMF가 환율 안정을 위해 일부러 고금리정책을 펴고 이자제한법까지 폐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당분간 천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는 하반기부터는 금리도 하향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우증권 마득락(馬得樂)채권팀차장은 “지금과 같은 금리체계에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면서 “기업의 자금수요가 급감, 늦어도 3.4분기(7∼9월)부터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은경제연구소는 “상반기중 회사채수익률이 연 30∼35%수준까지 올랐다가 국제신인도가 회복되면 하반기에는 15∼20%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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