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내한한 조지 소로스 미국 퀀텀펀드 회장은 4일 오후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과 만나 대한(對韓)투자문제 등을 협의한다.
김차기대통령은 일산자택에서 만찬을 베풀며 소로스에게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를 위한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차기대통령은 우선 5백억∼7백억달러로 추산되는 우리 기업의 대외채무 상환연기(롤 오버)를 미국 월가의 금융기관 및 투자가들에게 요청해 달라고 소로스에게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국에5억달러 상당의 투자를하고있는 소로스회장에게 보다 많은 액수의 중장기 투자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금융계에선 소로스가 풀어놓을 선물꾸러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소로스가 워낙 영향력있는 인물인 만큼 “한국에 투자하겠다”거나 “한국의 투자여건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는 말 한마디만 하더라도 한국에 대한 투자정서를 크게 호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소로스가 한국에 관심을 둘 만한 분야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인수가 가장 유력하다.
1년 만기 달러표시 국채로 1백억달러 규모가 발행될 예정인 외평채권은 해외 유수금융기관들이 인수를 타진해오는 등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소로스의 퀀텀펀드의 라이벌인 타이거펀드가 지난해 12월 외평채에 큰 관심을 보이자 그가 급하게 달려온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소로스의 두번째 관심 사안은 한국의 채권 및 주식시장. 지난해말 한국의 증권시장이 사실상 전면 개방된데다 한국의 주식 및 채권가격이 바닥세에 도달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 세계적인 증권투자가 존 템플턴도 2일 ‘매튜 코리아 펀드’ 등을 통해 한국주식시장에 투자할 뜻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밖에 금융계에서는 소로스의 한국 금융기관 인수합병(M&A)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소로스는 자신의 고향인 헝가리를 비롯, 중동구 지역에서 은행 등 금융기관을 상당수 사들였으나 아시아지역에서는 주식 및 채권투자에 치중하고 M&A는 거의 하지 않았다.
〈윤영찬·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