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생존전략으로 앞서 비슷한 고통을 경험한 외국기업을 벤치마킹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외국 기업들이 위기를 돌파한 핵심 포인트로 △선택과 집중 △강한 조직 구축 △신뢰확립을 들었다.
▼선택과 집중〓스웨덴의 에릭슨사는 91년 위기를 맞아 IMF의 정책적 권고를 받았다. 제일 먼저 정보시스템 사무용기기 PC사업을 철수 또는 매각했다. 그리고 통신사업에 역량을 집중, 매출과 경상이익에서 연평균 20∼30%의 급신장을 이뤘다.90년대초 저성장을 겪었던 일본 식료품회사인 큐피사는 제품수를 60% 줄였다. 미국 P&G사도 지난 91년부터 96년까지 제품수를 40% 감축했다. 이로써 제품단위당 매출 공헌율이 92년 0.8%에서 96년 6%대로 크게 높아졌다.
▼강한 조직 구축〓거품제거와 현장중심 경영이 핵심.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미국 월마트는 본사 건물은 초라하지만 점포는 화려하다.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방침 때문. 월마트 곳곳에는 재활용 슬로건이 붙어있다. 직원들이 이면지를 구하러 뛰어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수 있다.
세계적인 전력 플랜트 설비 업체인 ABB사는 본사 스태프인원 비율이 전체인력의 0.1%에 불과하다. 반면 규모가 훨씬 작은 한국 기업은 10%를 넘는 경우가 많다.
▼신뢰확립〓위기 극복을 위해 내부 공동체의식의 강화가 절실하다. 지난 90년 인건비 부담으로 위기에 봉착한 독일의 폴크스바겐사는 과다 인력조정에 성공한 대표적인 업체.
이 회사는 지난 93년 주 5일 36시간 근무에서 주 4일 28.8시간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대신 임금은 20%를 삭감했다. 이같은 군살빼기로 회사도 노조도 모두 살아남았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