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6.25 이후 최대의 위기다. 이는 금융기관이 권력의 시녀가 된데서 비롯한 것이다. 관치금융 정경유착 부정부패가 금융을 파탄지경에 이르게 했다. 은행대출이 채권자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게 아니라 권력의 힘에 의해이뤄져 처음부터 부실대출을 안고 있었다.
98년을 계기로 금융은 완전히 새로 태어날 것이다. 은행장 인선을 권력이 좌지우지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부실 기업에 대한 대출을 강요하거나 부당한 압력을 넣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제 은행들은 국내 은행끼리의 경쟁뿐 아니라 세계와도 경쟁해 이겨내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자구노력 구조개혁 인수합병 등을 자기 판단과 위험부담 속에 추진해야 한다.
수출금융지원은 가장 비중을 두고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협력을 구할 문제다. IMF체제를 극복하는 길은 수출증대를 통해 흑자를 많이 내서 높은 신용도 평가를 받아 빚을 갚는 일이다.
국제결제은행(BIS) 문제가 있어 은행이 어려운 줄은 안다. 그러나 수출이 잘 돼야 은행의 존립근거도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 모두 너무 보신주의에 빠져 소극적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은행창구에서 거절당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중소기업에 대해 못할 일을 많이 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도와야 한다.
고통분담 노력을 분명히 해야겠다. 대통령부터 하겠다. 약자인 노동자와 국민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더는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