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총수들 재산 투자하라』…4대그룹 회장에 주문

  • 입력 1998년 1월 13일 20시 04분


“대기업 총수들의 사유재산을 투자를 위해 내놔야 한다.”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13일 삼성 현대 LG SK 등 4대 재벌그룹 총수들에게 주문한 내용이다.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는 김차기대통령의 이 발언에는 대기업의 구조조정, 즉 재벌개혁에 대한 김차기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삼성 이건희(李健熙), 현대 정몽구(鄭夢九), LG 구본무(具本茂), SK 최종현(崔鍾賢)회장과 국회귀빈식당에서 조찬간담회를 갖고 적극적인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노력키로 하는 등 5개항에 합의했다. 이날 김차기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이 합의한 사항은 △기업경영의 투명성제고 △상호지급보증제의 해소 △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 △핵심부문설정 및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강화 △지배주주 및 경영진의 책임강화 등이다. 김차기대통령과 대기업총수들은 기업경영의 투명성제고를 위해 결합재무제표작성의 조기도입과 주요 재무정보의 성실한 공시를 통해 회계관행을 국제화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신인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또 상호지급보증제의 해소를 통해 계열기업의 부실이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위험을 차단, 금융시장과 경제전반의 안정성을 유지하기로 했다. 재무구조의 개선을 위해서는 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해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업종과 자산을 과감히 정리하여 수익성 위주의 기업경영기조를 정착시키기로 했다. 이와함께 경영역량을 주력 핵심사업부문으로 집중,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및 자금지원 등 수평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구조조정시 지배주주는 자기재산제공에 의한 증자 등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기업의 경영부실에 대해서는 경영진의 퇴진 등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같은 합의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담은 문건을 총수들에게 전달했으며 이를 토대로 대기업측의 구조조정계획을 이번 주말 국제통화기금(IMF)사절단이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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