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73% 『헛장사』…수익률,은행이자에도 못미쳐

  • 입력 1998년 1월 14일 18시 48분


국내 상장회사 가운데 70% 이상이 지난 5년간 영업활동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는커녕 은행이자 정도의 수익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는 14일 김응한(金應漢)미국 미시간대 석좌교수와 함께 92∼96년 5년동안 5백70개 상장회사(금융기관 제외)들의 경제적 부가가치(EVA·33면 키워드 참조)를 분석한 결과 EVA가 ‘플러스(+)’인 기업은 전체의 27%인 1백54개사에 그쳤다고 밝혔다. EVA가 5년연속 플러스인 회사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포항제철 등 32개사에 불과했다. EVA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을 하는 것이 금융기관에 돈을 맡겨 이자를 챙기는 것보다 못했다는 뜻. 상장회사들의 최근 5년간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으나 이 기간중 EVA는 1조9천억원 감소,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벌그룹 상장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10대그룹중 쌍용 한진 한화 롯데 등 4개그룹은 지난 5년간 EVA가 마이너스로 이른바 ‘가치경영’에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96년 EVA 흑자규모가 컸던 그룹은 각각 2천4백15억원, 2천1백70억원을 기록한 선경과 현대였다. 매출액 순위 5위인 선경그룹은 EVA가 매년 플러스를 기록, 비교적 탄탄한 가치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교수는 “EVA개념은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며 “각 그룹은 계열사의 미래 EVA를 추정, 앞으로 계속 마이너스가 예상되는 계열사를 우선 처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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