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협약을 부분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우리의 주장은 옳았다.”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14일 국민회의 당무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현재의 외환사정을 설명하는 대목에서였다.
발언의 요지는 이렇다.
“선거때 IMF협약을 부분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가 표를 잃기도 했다. 그러나 캉드쉬총재 등과 만나보니 당시 우리의 주장이 옳았다. 성장률을 신축성 있게 조정하고 통화긴축을 완화하며 여건에 따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IMF의 태도는 (IMF협약의) 부분적 수정을 의미한다. 나도 그런 것을 하자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김차기대통령의 ‘IMF관(觀)’은 이날 발언과 큰 차이가 있었다. “그동안 내가 실정을 잘 몰라 오해를 사는 발언(IMF추가협상 주장)을 했었다”며 기회 있을 때마다 ‘IMF협약 100% 준수’를 다짐했었다.
이런 변화는 캉드쉬총재와의 면담(12일)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캉드쉬총재가 김차기대통령에게 “예산의 어떤 부분을 삭감하더라도 실업보험 강화는 병행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다. 같이 노력하자”고 한 말이 김차기대통령에게 심리적 여유를 줬다는 해석이다.
캉드쉬총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기준을 맞추기 위해 수출기업 지원을 기피하고 있어 IMF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무튼 김차기대통령이 최근 들어 다소 자신감을 회복한 것 같다고 말하는 당직자가 많다. 박지원(朴智元)당선자대변인은 “오늘(14일) 김차기대통령의 표정이 대통령당선후 가장 밝았다. 아침부터 활짝 웃더니 하루 종일 그랬다”고 전했다.
〈송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