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서울은행에 대한 감자(減資)명령으로 기존 소액주주들은 얼마나 피해를 볼까. 주식병합식 감자로 결정된 것은 주주들에겐 그나마 다행. 무상소각으로 감자할 때는 주가는 그대로인 채 주식 수만 줄어드는 반면 병합방식은 신주(新株)가 상장될 때 기준주가를 시가의 8.2배로 올려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존 주주들은 손해〓감자한 기업의 주가는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이론가격(구주제출 마감일 종가×감자비율)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 두 은행의 주가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증권업계는 정부가 액면가(5천원)로 출자할 것이기 때문에 신주의 기준가도 이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증권사 관계자는 “15일 현재 각각 1천1백80원, 9백80원인 제일 서울은행의 주식값은 신주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구주제출 마감일까지 6백원안팎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수청구권 행사하야 하나〓두 은행은 구주제출과 함께 감자에 반대하는 주주들로 부터 주식매수청구를 받을 예정. 문제는 주주와 은행이 협의, 결정하는 매수가격 수준. 주주들의 손해가 불가피한 점에 비춰볼 때 쉽게 결론이 날 것 같지 않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 회계전문가가 은행의 재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따져 산출한 가격이 적용된다. 이 가격도 불만인 주주는 법원에 소송을 내야 한다.
금융계는 두 은행이 사실상 매수청구에 응할 자금여력이 없는데다 순 자산가치가 마이너스(-)인 상태여서 매수가격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
▼주가전망〓한마디로 비관적이다. 한 증권사는 제일은행의 경우 감자후주식거래가 재개되면 2천5백∼3천8백원 사이에서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추정했다.정부출자가 끝나고 외국인 인수에 따른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소액주주 반발〓제일은행 소액주주들은 시민단체 ‘참여연대’를 통해 12일 이사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 이들은 “소액주주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는 감자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강운·정경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