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수입사,외화수입 거품빼기 자구책 『비상』

  • 입력 1998년 1월 15일 20시 08분


환율급등 등 경제한파로 외화수입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영화수입사들이 적극적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수입여건 개선에 나선 곳은 삼성영상사업단. 최근 뤽 베송 감독의 ‘레옹―무삭제 완전판’을 프랑스 고몽사로부터 수입하면서 ‘러닝개런티(running guarantee)’방식을 끌어내 유리한 입장에 섰다. 영화수입은 계약 당시 선금을 지불하고 국내 개봉 직전 잔금을 완불해야 상영용 프린트와 출연진 등에 대한 선전자료 등을 보내주는 것이 관례. 그러나 ‘러닝 개런티’는 국내 개봉전 일체의 선금 없이 개봉후 관객수에 따라 마케팅비와 광고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금을 배분하는 것이다. 흥행성공 여부에 따라 돈을 내주게 되므로 수입사의 입장에선 위험부담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이전에도 일부 수입사가 ‘러닝 개런티’ 방식을 적용하기는 했지만 일정 정도의 선금을 주는 조건이어서 완전 ‘러닝 개런티’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수입계약을 체결했거나 개봉한 외화들도 가격 재협상으로 살아남기 전략을 펴고 있다. 신도필름측은 지난해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챔피언’을 1백40만 달러에 계약했다가 최근 꾸준히 재협상을 시도해 40% 인하한 84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신도필름측은 이완 맥거리거 주연의 ‘나이트 워치’도 30% 인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예년과 달리 영화 성수기임에도 관객이 늘지 않는데다 환율급등 등 수입여건이 현격히 달라진 점을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SKC측도 지난해 말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티베트에서의 7년’을 3백50만 달러에 계약했다가 환율폭등으로 적지않은 부담을 안게되자 2백50만 달러 이하로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영상사업단의 심재부과장은 “직배사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어 외화를 수입할 때 유리한 계약조건을 따내는 것이 국내 영화수입사들의 생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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